[이화순의 아트&컬처] 한국 대표 추상화가인 김환기(1913~1974)의 예술세계를 알고자 한다면 꼭 한번은 들러야 하는 곳이 있다. 서울 북악산 자락에 위치한 환기미술관(관장 박미정)이다. 올해 설립 40주년을 맞이하는 환기재단은 특별한 전시회를 열고 있다. 김환기 화백의 부인 수필가 김향안(1916~2004) 여사의 남편 사랑과 사명감의 결정체인 환기미술관에는 <미술관은 내용이다>展과 특별전 <Whanki in New York :김환기 일기를 통해 본 삶과 예술>展이 연말까지 진행된다. 김환기의 뮤즈 김향안 훌륭한 예술가 뒤에는 훌륭한 가족이 있게 마련이다. 반 고흐에게 동생 테오가 있었던 것처럼. 김환기는 그런 면에서 운이 좋았다. 부인 김향안은 훌륭한 후원자였다. 세계적으로도 작가의 배우자가 작가의 원숙기 작품을 공익재단을 만들어 기증하고 큰 미술관을 만든 예는 찾기 힘들다. 천재시인 이상과 한번의 아픔을 간직했던 김향안은 한번 결혼했던 세 아이의 아버지 김환기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워오다 1944년 결혼하게 된다. 집안의 극심한 반대에도 변동림이란 본명을 버리고 남편의 성을 따라 김향안으로 개명할 정도로 두 사람의
'그리하여 숨//죽음은 숨 쉬고, 너는 꿈꾸었지만/ 이제 죽음에게서 인공호흡기를 뗄 시간/이제 꿈을 깰 망치가 필요한 시간'(김혜순의 『죽음의 자서전』 중 '질식' 발췌) 촌철살인의 메시지로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켜온 세계적 개념미술가 제니 홀저(Jenny Holzer. 69).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언어에 무뎌진 현대인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작업을 40여년 해온 그가 이번엔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졌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이 2020년 7월5일까지 서울관과 과천관에서 펼치는 커미션 프로젝트 <당신을 위하여:제니 홀저>에 처음으로 한글을 텍스트로 한 신작 3점을 내놓은 것이다. 제니 홀저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영문판을 낸 김혜순·한강 등 국내외 시인, 소설가, 번역가들과 협업했다. '아직 광장에 비가 뿌릴 때// 살해된 아이들의 이름을 수놓은/ 흰 머릿수건을 쓴 여자들이/ 느린 걸음으로 행진하고 있었다.'(한강 '거울 저편의 겨울11' 중), ‘당신은 과거이고 현재이며 미래다’ ‘선택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늘 기억하라’ ‘사유재산이 범죄를 낳았다’ 등 그가 관심가진 메시지는 다양하다. 전시 일정에 맞춰 지난 4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찾
[제주=이화순] 개막전시 '클림트 전'으로 55만명의 유료관객을 기록한 ‘빛의 벙커’(제주 성산)가 5일 오후 ‘빛의 벙커:반 고흐’展을 개막했다. '과연 어떻게 구성했을까?' 기대감 속에 들어선 전시장. 30년전에 비밀스러운 국가기간 통신시설이었던 이곳의 27개의 기둥과 수많은 넓은 벽면들에는 고뇌의 삶을 살아낸 천재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의 강렬한 삶이 드라마틱한 영상으로 되살아났다. '몰입형 미디어아트'로 재구성된 전시는 반 고흐의 작품전(32분), 폴 고갱전(10분)이 옴니버스식으로 이어진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디렉터로 참여해 협업한 이 전시는, 명화의 이미지를 공간의 수많은 벽면에 쏘고 또 다채롭게 연출한데다가 귀도 즐겁게 해준다. '빛의 벙커' 전시장 크기는 길이 100m, 높이 5.5m, 면적 3000㎡. 90개의 고화질 빔 프로젝터가 벽면은 물론, 전시장 바닥까지 반 고흐의 작품을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투사하고, 69대의 스피커에서는 웅장하고 열정적으로, 때론 황홀하고 달콤하게, 또 쓸쓸한가 하면 서정적인 음악이 흐른다. 귀에 익은 '솔베이지의 노래', '사계' 와 같은 클래식과 재즈음악 등이
역시 김환기(1913~1974)다. 한국 추상회화의 선구자 김환기에 해외 큰손은 물론, 국내 소액 투자자들까지 관심이 뜨거운 것으로 재확인됐다. 지난 23일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김환기는 1971년 작 푸른점화 '우주' 큰손의 전화 응찰로 한국 작가 최고가 낙찰가(약 132억)를 경신하며 '아시아 미술시장 100억대 작가'로 유일무이하게 등극했다. 그 열기는 고스란히 국내 소액투자자들에게 전해졌다. 27일 아트앤가이드가 진행한 메이저 공동구매에서 김환기의 1968년 작 ‘Untitled 10-V-68 #19’에 국내 소액투자자들이 순식간에 몰려 온라인 서버가 다운되기에 이르렀다. 아트앤가이드 운영사인 (주)열매컴퍼니(대표 김재욱)에 따르면, 27일 진행한 김환기 작품 공동구매는 시작 1분만에 1억 5000만원, 공동구매 당일 3억 3000만원이 모집됐다. 참여자들은 1인당 100만원씩, 15구좌까지 사용했다. 메이저 공동구매 작품으로 진행된 김환기의 'Untitled 10-V-68 #19’는 김환기의 전성기인 ‘뉴욕시대(1963~1974)’에 제작된 것으로, ‘전면점화’ 시리즈가 나오기까지 김환기의 예술세계가 단계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예술적 사료
[이화순의 아트&컬처] 지난 5월 개관한 여주미술관이 연말연시를 앞두고 학생들과 가족을 위한 환상의 미술관 나들이를 준비했다. 내년 1월 31일까지 열리는 <HAPPY! 여주 FANTASY>전시가 그것이다. <HAPPY! 여주 FANTASY>전은 외형의 스펙터클과 관객 참여형 콘텐츠를 화두로 ‘즐거움과 행복’을 전면에 내세웠다. 여주미술관은 고려제약 회장인 박해룡 명예관장이 100억대 사재를 출연, 올해 5월 문을 연 사립미술관이다. 여주대 인근 점봉동 430의 37 일대 1만㎡ 부지에 연면적 1000㎡ 규모로 전시관 외에도 조각공원, 문화예술세미나실, 카페 등을 갖추고 있다. 김성호 관장 부임 후 야심찬 첫 기획전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성호 관장(미술평론가)은 “여주시의 슬로건인 ‘사람 중심, 행복 여주’ 에 따라 ‘행복’을 ‘환상’으로 번역되는 ‘판타지’ 개념 으로 구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지역 미술관이 공공성에 대한 소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의 문화예술 향유권에 대한 고려가 우선이다. 여주 미술관은 지역 미술관의 소명에 호응하며 관객에게 ‘미술이 선사하는 행복한 환상 체험’을 한껏 채워주고자 했다. 전시 주제인 ‘
장애를 극복한 조각가신재환(46)이 '돌 유리' 조각이란새로운 지평을 열고제9회개인전을청작화랑(서울 압구정)에서 열고 있다. 출생과 동시에 청각·언어 장애를 안고살아온 신 작가는 한발한발 열심히 조각가의 길을 걸어왔다. 장애가 본인의 잘못이 아님에도 사회의 차별을 느끼며 속으로 들끓는 억울함을 예술로 승화시켜야 했다. 다행히 한국 돌조각의 대가인 전뢰진 문하에서6년간그 열정과 예술혼을 물려받았다. 20여년간 '둥지'를 주제로서정적인 구상조각에 몰입했던 그는, 2년 전부터는 유리조형에 심취해 돌과 유리를 융합한 추상조각을 국내 최초로 시도하기 시작했다. 또 남서울대학교 유리조형학과 박사과정에서 공부하며 주경야독의 열정을 불태웠다. "대리석과 유리를 접목하다보니 많은 진통을 겪었다"고 고백하는 신 작가는"새로운 영역의 작품을 국내 최초로 시도해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기창 선생 생전에 "좋은 작가로 성장해서 장애우 위해 보람있는 일 많이 하라"는 격려를 받았던 신 작가는, 청년시절부터 김기창 화백을 롤모델 삼아 '조각계의 김기창'을꿈꿨다.이번 전시에서는‘그곳을 향하여(Toward that the place)’란 주제로대리석과 유리를 접목한 새로운 추상 조각
[이화순의 아트&컬처] 문화소외지역인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서 작가와 지역 주민들이 함께 하는 시각예술의 향연이 한창이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김종휘)이 시각예술 분야 창작공간인 금천예술공장 10주년을 맞아 지난달 31일 입주작가의 작업실을 오픈하고, 오는 22일까지 기획전시 <번외편: A-side-B>(기획 조주리)를 열고 있다.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금천예술공장은 예술가들에게 창작공간인 스튜디오를 제공하고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Residency Program)의 일환으로 도시재생의 목적도 띠고 있다. 10년간 약 200명의 작가가 이곳을 거쳐갔다. 1년 프로그램으로 지난해에는 17개 스튜디오 입주 작가 공모에 599명이 응모하며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금천예술공장의이번 행사는입주작가들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프로그램.금천예술공장에 입주한 국내외 시각예술 분야 작가 19팀의 현재 진행형인 작품세계와 작업현장을 현실감 있게 볼 수 있도록 했다. 기획전시 <번외편: A-side-B(에이-사이드-비)>의 ‘A-side’는 지하 워크숍룸에 마련된 ‘방백’의 공간으로, 작가의 창작 노트와 그동안
불황 속 꽁꽁 언 미술시장에서오픈 1년만에 평균 수익률 57%를 자랑하는 곳이 있다. 지난해 이맘때'미술품 공동구매'를 전면에 내세우고 등장한열매컴퍼니(대표 김재욱)다.온라인 플랫폼 아트앤가이드(www.artnguide.com)를통해1년만에 김환기 이중섭 이우환 등의 작품 24점을 13억3700만원에 공동구매했고, 회원수도200~300명에서4천여명으로 늘어났다. 또1천여명 이상의 공동소유자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했다. 지난해공동구매를 진행한 김환기 ‘산월’, 이중섭 ‘무제’, 이우환 ‘조응’은 평균 수익률 57%(1년 환산)의 높은 가격에 재매각되어 공동구매자에게 배분되었거나 곧 배분될 예정이고,올해진행한 작품에 대해서도 일부 재판매를 진행 중에 있다. 그런가하면 지난달 30일'아트앤가이드 1주년 기념'으로 마련한장미쉘 바스키아의 ‘Untitled’ 공동구매는 1시간만에금액 1억5000만원에 , 1인당 최대 구매금액 1000만원으로 62명의 공동구매자 참여 속에 마감됐다. '검은 피카소'라고 불리는 바스키아는 그래피티를 예술로 승화시킨 작가로, 현대 미술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작가 중 한명이다.마돈나의 연인이자 앤디 워홀, 키스 해링과 함께 세계 3대 팝
제38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최우수상 수상작가인 김홍년(60)의 최근작을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화접(花蝶)-'다름과 같음'의 즐거움>展이 서울 인사동 갤러리 콩세유에서 11월 13일부터 19일까지 열린다. 신생 화랑인 갤러리 콩세유가 초대개인전으로 마련한 이 전시는 김홍년 작가에게는 제17회 개인전이다. 김홍년 작가는 '나비 작가'로 유명하다. 김 작가는 2016년 3월 한강 세빛섬에 무려 24m x 21m x 15.2m(h)사이즈의 금빛 찬란한 날개 모양 대형설치작품을 내걸어 눈길을 끌었다. 실내 공간에도 형형색색의 나비 회화 작품과 설치 작품, 미디어 영상 작품을 선보이며 1만명이 넘는 국내외 관람객들을 즐겁게 했다. 당시 작가는 날개의 '시각적 유희와 즐거움'을 통해 '마음의 날개'로 "높이 날아보자"며 관중들에게 '희망' 메시지를 던졌다. “혼돈의 시대라고 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고뇌하며 고독과 절망을 느끼는 어려운 삶을 살고 있다. 이런 사회 분위기일지라도 가족 간에 이웃 간에 서로 이해와 존중, 서로 인정하며 더불어 사는 삶, 발전적이고 건강한 생태계의 지속발전 가능성의 가치가 구현될 수 있다면 하는 바람으로 ‘희망’을 상징하는 ‘날개’를
[이화순의 아트&컬처] 올해로 설립 반백년을 맞은 국립현대미술관이 격동의 근현대사를 관통한 ‘광장’ 주제의 대규모 전시회를 개막했다. <광장 : 미술과 사회 1900-2019> 전시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과 과천관, 서울관 3관에서 17일 따로 또 같이오픈했다. 최인훈의 소설로도 유명한 ‘광장’은 애초엔 대중적 집회를 하는 장소적 의미가 컸다. 하지만 이제 광장은 민주화 투쟁의 역사, 촛불 집회를 통해 장소를 뛰어넘는 특별한 단어가 되었다. 이번 전시는 100년간의 한국 사회의 한국 미술을 덕수궁관과 과천관, 서울관 3곳에서 나뉘어 따로 또 같이 보여주는 대규모 전시다. 한국사의 암울한 시기였던 1900년부터 2019년 오늘까지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한다. 미술은 한국 사회를 보여주는 스크린인 셈이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현 정권이기에 볼 수 있고 의미를 부여받은 작품들과 또 어렵사리 모셔온 명불허전의 귀한 작품들이 많다.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인근인 덕수궁관에서는 일제강점기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키려 한 의로움의 미술사를 만날 수 있다. 또 4호선 대공원역에서 셔틀버스로 이동 가능한 과천관에서는 민주화의 증인으로서 ‘광장’을 재현
[이화순의 아트&컬처] 양평 지역의 다양한 문화 유적과 훌륭한 인물을 발굴·기록하고 보존해온 양평군립미술관이 3회째 양평신화찾기에 나섰다. 미술관이 11일부터 11월 17일까지 전관에서 한달여 펼치는 '2019 미술여행-3, 가을프로젝트 양평신화찾기'의 <도큐멘트(DOCUMENT)> 展이 그것이다. ‘양평신화찾기’란 제목에서 알수 있듯이, 양평에서 신화적 활동을 해온 작가를 찾아내어 작가의 감성과 정신문화를 함축해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다. 전시는 크게 3개의 공간에서 3가지의 전시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제8회 양평을 빛낸 원로작가들>展이다. 양평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며 창작활동을 해오면서 양평 문화발전에 기여해온 2명의 원로 작가를 초대한다.서예·서각예술가로 잘 알려진 상산(常山) 신재석과 원로 한국채색화가 이화자 전시를 미술관 제 3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노익장을 과시하는 두 원로의 전시에 이어, 양평의 젊은 작가 11명이 참여하는 <청년미술의 시선>展도 기획되어 있다. 청년들의 창작여정을 담아내는 예술적 감성을 도큐멘트로 끌어낸 전시로 슬로프공간과 제2전시실에서 동시 전시된다. 이와 함께 준비한 <원로작
[이화순의 아트&컬처] 박여숙 화랑이 36년 강남 시대를 접고, 이태원 시대를 오픈했다. 이태원 시대의 첫 주자로 달항아리의 대가 권대섭(67) 도예가와 손잡았다. 그리고 개관전을 10일로 정해 11월11일까지 멋진 백자항아리들을 선보인다. 박여숙(66) 대표는 서울 용산구 소월로(이태원동)에 흰색의 지하 2층 지상 4층 빌딩을 신축하고 그중 2개층을 연면적 250평을 갤러리로, 1개층에는 차, 식사, 공예품을 소개하는 ‘수수덤덤’(쉐프 이재범)을 준비했다. 강남 화랑을 접고 이태원으로 이전한 것에 대해 “이 지역의 특성이 젊은이들과 외국인들이 모여드는 재미있고 활기찬 곳이라 너무 좋다. 강남과 강북의 중간 지점에서 외국인 컬렉터들 만나기도 좋은 위치라 선택했다”고 말했다. 홍익대에서 공예를 전공한 박 대표는 1983년 서울 압구정동에 국내 최초로 자신의 이름을 건 화랑을 열었다. 5년 후 청담동에 재개관하며 고객층을 넓혔다. 이영학 김점선 이강소 박서보 전광영 김종학 박은선 등의 개인전을 열었는가하면, 프랭크 스텔라, 아니젤 홀 등 해외 유명 작가들도 한국에 소개했다.1990년부터 아트바젤, 쾰른아트페어 등 해외 시장에서 한국의 단색화를 계속 알려